- [한국수자원공사 주관 '2020년 창업도약패키지' 우수 성과기업 특집] ①수퍼빈
한국수자원공사가 주관하고 있는 '2020년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의 창업기업 사업화 지원 성과가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창업 도약기(3~7년) 기업들이 '죽음의 계곡'을 넘어 혁신성장과 스케일 업 등 성과를 창출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본보는 우수 기업들의 성과를 시리즈로 보도해 이의 성공을 뒷받침 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수퍼빈 김정빈 대표가 인공지능(AI) 순환자원 회수로봇 '네프론'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
로봇 모니터에 뜬 '시작하기 버튼'을 누르자 동그란 투입구 안쪽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기계 오른쪽 투입구에 페트병과 빈 캔을 넣는다. 페트병과 빈 캔을 빨아 드린다. 기계 화면에 휴대전화 번호를 입력하면 포인트가 적립된다. 페트병, 캔 각각 10포인트다. 1포인트 당 1원에 해당하는 포인트는 현금으로 바꿀 수 있다. 홈페이지에 가입하고 휴대폰 번호와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포인트 만큼의 현금이 입금된다.
페트병과 빈 캔을 버리면서 돈도 버는 이 기계의 이름은 인공지능(AI) 순환자원 회수로봇 '네프론'이다.
쓰레기 없는 세상을 위해 '수퍼빈'이 떴다.
그리고 밸류에이션(기업가치) 1천억원이 넘는 신화를 창조하고 있다. 그것도 창업 6년도 안돼서다.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 창업한 지 10년 이하의 비상장 스타트 기업) 달성이 눈 앞에 다가 오고 있는 것이다.
바로 '쓰레기도 돈이다, 재활용도 놀이다'라는 가치를 실현하며 우리 곁의 생활쓰레기를 자원화 하는 스타트업 수퍼빈(대표 김정빈)의 이야기다.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과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해 도시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순환자원에 대한 가치를 사회 공동체와 공유하는 수퍼빈이다.
▲서울 여의도 공원에 설치된 인공지능(AI) 순환자원 회수로봇 '네프론'에서 한 시민이 '네프론'에 페트병을 넣고 있는 모습(위)과 '네프론' 전면 모습. |
이 중심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순환자원 회수로봇 '네프론'이 있다.
세계 최초의 AI 재활용 자판기이다.
쓰레기를 자동으로 선별해 압착·수거하는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 자판기 형태의 로봇이다.
쓰레기를 자동으로 재활용 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쓰레기 수거 양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해 현금으로 되돌려 준다.
이 현금은 언제, 어느 곳에서나 사용할 수 있다. 쓰레기가 돈이 되는 순간이다.
마찬가지로 쓰레기 재활용도 즐거운 놀이가 된다.
수퍼빈의 재활용 문화인 쓰레기마트, 쓰레기미술관, 쓰레기카페를 통해서다.
여기에 선별된 질 좋은 플라스틱 폐기물들은 가공돼 고품질 산업용 소재로 탈바꿈된다.
즉, 버려지는 폐플라스틱이 장섬유로 생산 돼 새 옷으로 재탄생 되는 것이다.
폐플라스틱이 돈이 되고, 즐거운 놀이가 되고, 예술이 되고, 더 나아가 새 옷과 신발, 가방, 친환경 용기로 재생돼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바로 김정빈 대표가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로 개발해 실행에 옮기고 있는 수퍼빈의 순환경제 사이클이다.
수퍼빈의 기업가치가 치 솟고 있는 이유다.
▲수퍼빈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실행에 옮기고 있는 '순환경제 사이클'. |
▲김정빈 대표가 수퍼빈의 '순환경제 사이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 수퍼빈의 순환경제 사이클과 성과는
수퍼빈은 "이 많은 분리수거 쓰레기가 과연 재활용이 되고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시작됐다.
하루에도 수십 톤씩 버려지고 있는 이 많은 쓰레기가 어디선가 애써 분리수거를 하면서 재활용이 '잘' 될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현재의 분리수거 체계는 생각보다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생산과 소비를 거쳐 처리되는 쓰레기의 일부만 제한적 재활용 될 뿐 대부분 투기나 소각·매립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수퍼빈의 순환경제 사이클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퍼빈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노트북 화면을 열고 제일 먼저 수퍼빈의 순환경제 사이클에 대해 설명했다.
생산 →소비후 투기나 소각·매립 전 쓸 수 있는 자원의 선별·수집 →물류·저장 →가공(정제) →이익의 사회적 환원(현금 보상)을 거쳐 다시 생산 →소비 →선별·수집 →물류·저장 →가공 →이익의 사회적 환원이 리사이클 되는 수퍼빈의 순환경제이다.
자원이 생산자와 소비자, 그리고 생산자로 다시 돌고 도는 것이다.
국내는 물론 세계 최초의 'AI 기반 디지털 순환경제' 모델이다.
그래서 인공지능(AI) 기반 순환(경제)자원 회수로봇 '네프론'이다.
실례로 케미칼 회사에서 제조한 페트병은 소비자 사용후 수퍼빈의 '네프론'(비대면 수집 채널)과 '수퍼모아'(대면 수집채널)가 이를 선별·수집하고, 수퍼빈의 전국 물류창고로 오염없이 이송돼 저장된다.
그리고 수퍼빈의 '수퍼아머'(스마트공장)에서 고부가 가치의 재활용 플라스틱 플레이크로 가공된 후 다시 생산자인 케미칼 회사로 판매된다.
케미칼 회사는 고품질로 가공된 이 자원으로 다시 페트병을 생산해 소비자에게 판매하게 된다.
▲수퍼빈이 가공한 A급 재활용 소재 플라스틱 r-플레이크(위)와 일반 폐기물업체의 플레이크. |
마찬가지로 글로벌 의류 회사도 수퍼빈이 가공한 재활용 소재(r-플레이크)를 공급받아 장섬유를 생산해 새 옷을 만들게 된다.
석유화학회사들도 이같은 순환경제를 통해 친환경 용기를 다시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내놓게 된다.
투자유치도 잇따랐다.
2020년 8월 이후 휴맥스, TBT, GS칼텍스 등에서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시리즈A 32억원을 합치면 200억원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기업가치도 1천억원 이상으로 치 솟았다.
경희대 빅데이터연구센터와 인공지능·비즈니스모델연구소가 2020년 10월 발표한 '대한민국 AI 스타트업 25'에서 9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수퍼빈의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제1회 미래성장 챌린지 데모데이'에서 우승해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또 '인공신경망 분석에 근거한 복합적 물체 인식 시스템'으로 특허를 획득해 대한민국 특허대상과 기획재정부 선정 혁신기업 '혁신의 민족 파란상'도 받았다.
수퍼빈은 2015년 KAIST의 AI기술을 이전 받아 연구소 기업이자 공공기술사업화 기업으로 탄생했다.
김 대표는 하버드 케네디스쿨을 졸업하고 중견 철강기업 코스틸 CEO를 지낸 뒤 2015년 창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2016년 AI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기술을 융합한 순환자원 회수로롯 '네프론'을 개발했다.
세계 최초이다.
2018년 일반에 첫선을 보인후 2021년 3월 현재 전국 40여개 지자체에 160대를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상반기에만 200대 이상의 구매 요청이 들어와 대규모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오는 5~6월 중 선 보일 네프론 2세대인 신형 '네프론 모듈러' 모델. |
◇ 한국수자원공사(K-water)의 지원과 협업 내용은
이같은 수퍼빈의 성과에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바로 수자원공사의 '창업도약패키지사업' 창업기업 사업화지원이다.
이와 관련해 김 대표는 "수자원공사는 전문 인력과 기술 인프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물관련 중소·벤처기업과 협력하여 물산업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공공기관"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수자원공사의 물산업도 대표적인 순환경제 사이클로, 수퍼빈의 순환경제 모델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수자원공사의 'K-water 협력 스타업 제도'를 중심으로 한 창업지원 육성 프로그램과 다른 공공기관에서 찾아 볼 수 없는 혁신적인 내부 문화, 그리고 박재현 CEO의 확고한 리더십 등이 수퍼빈에게 큰 힘이 됐다고 술회했다.
그래서 수퍼빈이 수자원공사의 창업도약피캐지사업 제품개선 프로그램을 만나 2020년 6~12월 까지 과제를 성공리에 수행했다.
과제명 '인공지능 기반 순환자원 회수로봇(모듈형)'이다.
차세대 모델 임베디드(칩) 보드개선과 차세대 모델 기구부 디자인이다.
그리고 ▲H/W Embedded Board 고도화 설계 및 개발 ▲모듈형 디자인 설계 및 개발 ▲지재권 등록의 성과를 냈다.
'네프론 1.0'(네프론 오리지널)의 단점을 보완해 더 기술 집약적으로 구현된 순환자원 회수 로봇 '네프론 2세대' 모델이다.
이의 성공적인 과제 수행으로 기존의 고객 서비스 연장·확대는 물론 신규시장 진입도 가능하게 됐다.
Embedded Board 개발을 기반으로 다양한 확장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폐기물 회수 범위를 확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
바로 B2B(기업간 전자 상거래)와 스마트시티 등으로의 진출 확대이다
▲김정빈 대표가 신형 네프론 2세대 '네프론 모듈러' 옆에서 페트 병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
◇ 수퍼빈의 향후 계획은
수퍼빈의 올 한해 계획은 벌써부터 착착 진행되고 있다.
먼저 3월중 수퍼빈의 전용 앱 런칭(베타버전 런칭)이 예정돼 있다.
또 5~6월 중에는 네프론 2세대 모델인 Basic과 Modular가 런칭된다.
그리고 하반기 중에는 경기 화성의 Flake 스마트공장이 문을 열고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연간 4만톤 규모의 A급 'r-플레이크'를 직접 가공해 섬유화학업체에 공급하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는 'PP'(폴리프로필렌) 자원 수집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10월에는 부산 강서구의 부산에코델타 스마트시티내 스마트빌리지에 '스마트 쓰레기통'을 도입한다.
수퍼빈은 이에 앞서 지난해 국토교통부와 부산시, 수자원공사가 주관한 부산에코델타 스마트시티 내 스마트빌리지 '스마트 쓰레기통' 구축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스마트빌리지는 단독 고급주택 단지로 미래형 주택단지다. 그리고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단지내 가장 먼저 입주하는 곳이라 상징성이 매우 크다.
수퍼빈이 바로 이 곳 단지내 쓰레기 배출과 이송, 최종 처리에 대한 전체 프로세스를 ICT를 기반으로 재설계하고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대기업 위주 시장에서 이룬 기술 스타트업의 성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2년 내 사업 안정화를 이룬 뒤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순환자원 생태계 모델을 수출하는 혁신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서다.
김 대표는 "기존 재활용 업체와 다르게 AI 기반으로 4차 산업 기술들을 접목시키며 폐기물을 화학공정 없이 친환경으로 재활용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따라서 향후 전체 시스템을 들고 해외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사업을 확장한 뒤 3천억원에서 5천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도 유치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삼척에서 진행된 '1회용품 없는 해변 만들기' 행사에 참여한 이동현 네프론 '수퍼큐브'. |
◇ 수퍼빈의 주력 제품은
수퍼빈의 주력 제품은 당연히 AI 순환자원 회수 로봇 '네프론'과 이동형 네프론 '수퍼큐브'이다.
김 대표는 '네프론'의 탄생비화를 들려줬다.
'네프론'은 노폐물을 걸러내는 콩팥의 가장 작은 기본 단위로, 사람의 한 쪽 신장에 100만 개가 있다.
즉 '네프론'은 혈액을 여과시켜 유용한 물질은 재흡수하여 혈액으로 돌리고, 나머지는 오줌으로 몸 밖에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수퍼빈의 순환경제 사이클인 셈이다.
김 대표는 "인체의 '네프론'이 노폐물을 걸러내 정화 하듯이 수퍼빈의 '네프론'도 도시의 쓰레기를 모아 정화하는 역할을 하는 바램으로 이름을 짓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동형 네프론 '수퍼큐브'는 단기적으로 많은 양의 쓰레기가 발생하는 장소를 찾아가 현장에서 발생하는 재활용 폐기물을 관리해 주는 서비스이다.
대형 행사장에 도착해 재활용 관련 콘텐츠 체험과 순환자원 투입 및 수거 후 퇴장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포인트로 적립돼 현금으로 지급된다.
▲서울시 국사봉중학교에 설치된 네프론(수퍼루키). |
◇ 수퍼빈의 서비스는
수퍼빈의 서비스는 ▲수퍼루키 ▲수퍼모아 ▲수퍼아머 등이 있다.
'수퍼루키'는 미래의 잠재 소비자 육성을 위해 학교 대상으로 운영되는 서비스이다.
학생들이 즐겁게 재활용을 배우고, 환경의 소중함을 알아갈 수 있는 서비스이다.
'수퍼모아'는 순환자원의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한 면대면 대용량 회수 채널이다.
네프론이 설치 된 지역에 제공되는 서비스로, 사용자와 수퍼빈의 필드매니저가 직접 만나 자원을 거래하게 된다.
'수퍼아머'는 네프론과 수퍼모아를 통해 모아진 순도 높은 자원들을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높은 품질의 재생원료를 만든다.
▲제주에서 진행된 쓰레기미술관 작품들. |
▲오산시 쓰레기카페 내부 모습. |
◇ 수퍼빈의 재활용 문화는
수퍼빈의 ▲쓰레기마트 ▲쓰레기미술관 ▲쓰레기카페 등이 있다.
수퍼빈 '쓰레기마트'는 세계 최초로 캔과 페트병으로 쇼핑이 가능한 신개념 마트이다.
캔과 페트병을 네프론에 넣으면 현금 포인트로 전환되며, 포인트로 마트 내 모든 상품과 다양한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다.
'쓰레기미술관'은 환경 및 쓰레기 문제를 예술의 관점에서 해석하여 쓰레기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경험을 제공하는 문화 공간이다.
바로 쓰레기가 아트로 재탄생 되는 것이다.
'쓰레기카페'는 '쓰레기'를 주제로 한 체험형 컨텐츠를 기반으로 재미와 휴식을 제공함으로써 쓰레기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업사이클링 문화공간이다.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며, 휴식하는 것처럼 독특한 업사이클 레시피를 통해 나만의 오브제를 만들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그래서 '재활용을 맛보 는' 공간이다.
김 대표는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에 귀중한 울림의 메시지를 전했다.
"혁신과정에 있는 창업가들의 실패를 인정해 주고 안아주는 사회 분위기가 폭넓게 조성돼야 합니다. 모범생만 키우는 사회가 아니라 실패하면서 성공해 나가는 그런 포용적인 사회입니다. 그래야만 실패한 창업가들이 이를 바탕으로 또다시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가면서 성공의 길을 걷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곧 사회와 국가 발전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입니다."
▲김정빈 대표가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 대표는 "혁신과정에 있는 창업가들의 실패를 인정해 주고 안아주는 사회 분위기가 폭넓게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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